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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이기적인 유전자"란 책으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의 근작인 "만들어진 신"을 얼마전에 다 읽었습니다.
전 무신론자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같이 학원 다녔던 여학생과 '신은 있다/없다'를 놓고 격론을 벌이기도 했었죠. 이런 주제의 토론은 결론없이 말다툼으로 끝나기 마련이었고, 그 때도 그랬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에겐 아주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감탄사를 외치며 박수 쳐 주고 싶은 부분도 많고요.
아쉬운 부분이라면... 리차드 도킨스는 과학자이기에, 너무도 철저히 과학자의 관점에서만 신과 종교를 분석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한계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신과 종교에 대해 정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소규모 원시집단에서는 싸움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 대장입니다. 하지만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서 단순히 싸움만 잘해서는 안되겠죠. 싸움 실력도 받쳐줘야겠지만, 지도력이나 정치력 뭐 이런 것들이 필요하게 됩니다. 지도력과 정치력은 권위를 필요로 하는데, '나 싸움 쫌 하거든'만 가지고는 부족하죠. 서너명이 힘을 합쳐서 덤빈다면, 뭐... '쪽수' 앞에는 장사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어떤 초월적인 존재를 빌려오게 되었겠죠. '나는 하늘의 아들이다', '나는 태양의 화신이다', '나는 강의 후예다'... 이렇게 원시 제정일치 사회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점점 더 발전을 하면서 지도자 계급의 일도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더 이상 정치와 종교를 함께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시작하죠. 그렇다고 종교를 폐지할 수는 없습니다. '신성한 존재'라는 가면은 반대파 혹은 피지배층의 저항에 대한 훌륭한 방패니까요. 그럼 분업을 하는 것이죠. 자신에게 호의적 집단을 사제로 임명하고, 종교를 전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리고 신성한 존재라는 권위를 계속 자신에게 부여하도록 지시를 했을 것입니다. 물론 종교를 전담하게 된 사제들에게 댓가로 많은 특권도 주었겠죠. 정치와 종교의 분리가 아마 이렇게 시작되었겠죠. 물론 계속 유기적이고 밀접한 관계는 유지하면서 말이죠.
정치적 지도자에게 신성한 권위를 부여하는 임무를 맡은 사제들은 자신들의 임무에 충실하였겠죠. '태양의 화신'같은 모호한 개념들을 피지배층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격화된 '신'으로 구체화시키고, 경전을 만들어서 정치적 지도자가 '신'의 대리인이라는 증거로 사용하기도 하고... 이렇게 종교는 발전했을 것입니다.
사회는 더욱 더 발전하면서, 정치 세력도 점점 복잡해지겠죠. 각각의 정치세력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필요조건 중 하나인 종교 쪽에 계속 구애를 하고, 그런 과정 중에 사제 계급의 정치적 영향력도 커지면서 스스로도 정치세력화가 진행되었겠죠. 점점 강력해진 그들은 이제 기존 정치 권력과 유사할 정도의 힘을 가진 종교 권력으로 완성되고...
결국 그 종교 권력들은 내부에서 세습되고, 투쟁하고, 자신을 정교하게 만들면서 현재까지 그 생명을 이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종교와 신 모두 인간이 만든 것이란 점에서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의 주장과 제 개인적인 생각이 일치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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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9 21:37 트랙백 0 댓글 보기/쓰기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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