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강의까지 다 듣고 돌아왔습니다.

늦잠 때문에 아침 첫 강의를 듣지는 못했는데,
전날 강의했던 그 미국 교수 양반이 "Management of Bipolar depression"에 대 하여
강의를 했다고 합니다.

참석하셨던 교수님 말씀이
그 전날 강의 슬라이드가 재활용이 된 것도 있었다면
좀 많이 기분 나빠하시더군요.

쩝...

그리고, Panel session : Overview of Management Recommendations in Asia,
우리나라, 말레이지아, 홍콩으로 이어졌는데...
우리나라 귀에는 우리나라 영어가 가장 알아듣기 쉽더군요 ^^;
개인적으로는 홍콩 영어는 정말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
각 나라의 상황과 각 나라별 CPG(Clinical Practice Guideline)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에 자리가 없어서
그 홍콩 교수님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뭐라고 저에게 말을 거시던데... ㅠ,.ㅠ
영어이긴 영어인데 마치 중국어처럼 들려서
정말 알아듣기 어려웠습니다.

Panel session이 끝나고 다시 workshop session~
전 말레시아 교수님의 treatment adherence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비단 정신과 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의 영역에서 환자들은 약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양극성 정동장애 같은 정신과 환우도 그렇지만,
당뇨병, 고혈압 같은 내과적 질병이 있으신 분도 통계적으로 비슷하다고 합니다.
처방대로 약을 먹는 비율은 50%가 되지 않는다고 하죠.

검사 실컷하고, 결과를 종합하여 정확한 진단을 하고,
고민고민 끝에 최선의 처방을 한다고해도
환자분꼐서 약을 먹지 않으면... 당연히 치료가 되지 않는 것이죠.
그런데,통계상 반수의 환자가 제대로 약을 먹지 않습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정말 머리 아픈 문제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또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강의는 상당히 원론적이고 원칙적이었습니다.
꼭 지켜야 하지만 지키기 힘들고,
지키려고 하다보면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정말 머리 아픈 문제죠...

점심먹고....
점심 시간 때에는 조금 위에서 쓴 것과 같은 일이 있었구...

오후 시간....
Panel session은 overview of health economic issues in Asia 였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의료 역시 비용이 발생하고, 의료인/약/기구 등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효과와 비용과의 상관관계, 효율성의 문제도 있습니다.

고가의 약이 보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더라도,
단위 효과대 비용이 저가약에 비하여 너무 높다면 곤란한 문제겠죠.
훨씬 적은 비용으로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말이예요.

그리고 효과는 좀 떨어지지만 값이 싼 약이 있을 때,
그 약만을 사용한다면 일단 눈에 보이는 비용은 줄어들 수 있지만,
재발률이 늘어서 재입원을 많이 한다거나, 다른 사회적 비용의 소모가 초래되어
고가 약을 쓰는 것보다 전체 비용이 증가될 수도 있습니다.
 
또 이것은 진료실에서 개인 차원인지,
국가적, 사회적 정책적 차원인지에 따라서 또 달라지게 됩니다.

이런 재미있는 주제를 아주 재미없게 다루시더군요.
어느 정도나면, 그 시간에 대한 제 필기가 이렇게 시작되더군요.
"boring, boring, boring~" (-.-;;;)

그리고 다시 workshop...
Management before, during and after pregnancy에 대한 내용을 들었는데요.
참 어려운 문제 중 하나입니다.

양극성 정동장애에 사용되는 기분안정제(mood stabilizer)는
태아에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치료 약물 중 하나인 lithium은 Ebstein 기형이라는 심장쪽 기형을 유발합니다.
다른 대표 선수인 valproate는 신경관 결손이라는 신경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선수인 carbamazepine 역시 소위 언청이라는 안면기형을 일으킬 수 있고,
최근 주목받는 선수인 lamotrigine도 안면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계획임신과 피임을 권유하는데,
피임약과 상호작용이 일어나서 피임효과가 떨어지거나 할 수도 있습니다.

사전에 충분한 교육, 계획 임신, 의사와의 충분한 신뢰관계, 배우자의 협조 등등...
쉽지 않은 문제이며, 끝없이 고민해야만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debate 입니다.
주제는 "Antidepressants SHOULD be used in the management of Bipolar disorder vs.
Antidepressants SHOULD NOT be used in the management of BIpolar disorder"였습니다.

Audience은 응답시스템을 통한 반응에서 근소한 차이로 "SHOULD" 쪽을 선호한다고 했지만,
토론 준비와 설득력은 역시 근소한 차이로 "SHOULD NOT" 쪽이 더 좋았다고  ^^;;;

저 역시 audience의 견해와 같은데,
저 조동사 'SHOULD'가 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다른 조동사 'MIGHT'로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항우울제(Antidepressant), 항정신병약물(Antipsychotics), 기분안정제(Mood stabilizer)와 같은
적응증에 따른 약물의 분류는 점점 그 힘을 잃어간다는 것이 수면발작씨의 생각이거든요.

예를 들면 항정신병약물은 정신분열병과 같은 정신병적 장애에만 쓰이지 않습니다.
우울증에도 처방되고, 양극성 정동장애에도 처방되고 효과가 저명합니다.
강박장애에와 같은 불안증에도 효과적이며, 틱 장애와 같은 소아 정신병리에서도 효과적입니다.

전에 우울증 환자분께 항정신병약물을 처방했을 때
그분이 약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신 후(최근에 흔히 있는 일입니다 ^^;)
 왜 자신에게 정신분열병 치료제를 처방했냐면서
"제가 정신분열병인가요?"라고 물어보시더군요.
적응증에 따른 분류체계는 이러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응증에 따른 분류체계보다는 작용기전에 따른 분류체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질병과 증상의 밝혀진 발생 기전에 따라서  그에 적합한 작용기전을 가진 약을
적응증적 분류와 상관없이 처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거든요.

항우울제라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차단제(SSRI),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차단제(SNRI),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른 재흡수 차단제(NDRI) 등등으로,
항정신병약물 같으면, 도파민 수용체 길항제(dopamine antagonist), 세로토닌 도파민 수용체 길항제(SDA),
도파민 수용체 부분효현제(dopamine partial agonist) 등등으로 말이죠...

사실... 적응적 분류 체계는 의료 비용을 관리하는 정책 관료들에게는 아주 편한 방법입니다.
"특정 약은 특정 병에만 쓰고, 그 외의 병에는 쓰지 마라... 만일 쓰면 삭감해버릴 것이고, 자꾸 쓰면 실사 나간다..."
그리고 언론에 흘리는 것이죠...
"우울증에 정신분열증 치료제 함부로 처방되어", "아동에게 정신분열증 치료제 남용되고 있어"...

뭐... 그렇다는 것입니다 -.-;;;;;

이렇게... 워크샵은 끝나고,

우리나라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간단히 친목도모의 시간...
저녁먹고, 맥주 한잔씩 하는... 자리를 가지고 밤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저랑 다른 선생님 한분을 제외하고는 다들 대학에 계신 분들이라서
교수님 사회의 뒷이야기들을 좀 들을 수 있었고,
재밌었습니다.

제가 워낙 사교성이 없어서
국내 학회 등에서 사람을 안면을 트거나, 사람을 사귀거나 하질 못하는데
이번에 몇몇 교수님 선생님들과 이렇게 교류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도
학회 수업 내용만큼이나 도움이 되었습니다.

몸은 조금 힘들고 고되지만...
참 재미있고 보람있는 경험이었습니다.

PS.
이렇게 구구절절 학회 일정을 쓰는 까닭은...
해외워크샵/학회 간다니까... 무슨 골프치러 가거나 놀러가는 것으로
다들(심지어 부인님까지) 생각하길래요.

어느 집단에나 물을 흐리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당연 의사 집단 내에도 있겠죠.
하지만 절대 모든 의사가 그렇지 않습니다.
학회/워크샵, 문자 그대로 공부하고 배우기 위해서 갑니다.
물론 일정 끝나고 맥주 한잔도 하기도 합니다.

흥청망청, 로비 받으며, 골프치고, 술마시고...
절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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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1 21:15 트랙백 0 댓글 보기/쓰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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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leep Attack넘 무거워요 ^^ 감사합...
  • Sleep Attack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 샘쟁이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이제...
  • FineApple생아 최고의 휴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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